근육의 종류 - 지근섬유, 속근섬유에 관하여
근육의 종류 - 지근섬유, 속근섬유에 관하여 마라톤 선수들의 하체 근육은 매우 빈약해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00m와 200m 종목에 출전하는 단거리 선수들의 하체 근육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으며 일반인들보다 거의 2-3배나 굵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달리기를 하면서 다리 근육을 운동시키는데도 불구하고 마라톤 선수들의 하체 근육이 우람스러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주된 이유는 그들의 근육과 단거리 선수의 근육에는 차이가 있으며 또한 트레이닝의 강도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뼈에 연결되어 있는 근육의 횡단면을 살펴보면 마치 국수 다발 같은 것이 여러 개 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 개의 다발(근속)로부터 한 가닥을 뽑아낸 것이 바로 근섬유 또는 근육세포이다. 근섬유의 직경은 10-80㎛이며 이것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의 근육은 이러한 가느다란 머리카락 굵기의 근섬유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수많은 근속(다발)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근섬유 속에는 근원섬유가 들어있으며 근원섬유는 마이오신 세사와 액틴 세사(myosin and actin filaments)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근섬유(근육세포)는 신경과 연결되어 있으며 신경을 통해 자극이 전달되면 근섬유 내의 근원섬유들이 수축한다(길이가 짧아진다). 근원섬유의 수축은 근섬유, 근속, 그리고 전체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도록 만들며 결과적으로 근육과 연결된 뼈를 당겨서 움직임이 일어난다. 우리가 달릴 때의 다리 움직임은 바로 이러한 근섬유(정확하게 말하면 근원섬유 내에 들어있는 액틴과 마이오신 세사의 작용)의 수축과 이완에 의한 것이다. 근섬유(근육세포)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지근(slow twitch)섬유와 속근(fast twitch). 그림 2에서 보듯이 지근섬유의 연축반응(자극을 주었을 때 발휘되는 힘)은 속근섬유보다 느리게 나타난다. 또한 지근섬유를 자극하는 신경세포의 크기는 작으며, 연결되어 있는 지근섬유의 숫자는 10-180개 정도이다. 그와는 달리 속근섬유를 자극하는 신경세포는 300-800개의 속근섬유와 연결되어 있으며 신경세포의 크기도 크다. 운동신경세포는 한 종류의 근섬유만을 자극하며(지근 또는 속근섬유) 하나의 신경세포와 그에 연결된 모든 근섬유를 운동단위라고 부른다. 지근섬유의 운동단위와 속근섬유의 운동단위가 각각 수축할 경우 속근섬유의 운동단위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신경세포와 연결된 근섬유의 숫자가 많으며(300-800개) 또한 자극되는 각 근섬유가 더욱 빠르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근섬유는 쉽게 피로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장거리 종목보다는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힘의 발휘가 요구되는 단거리 종목과 역도에 적합하다. 비록 신경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리고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지근섬유는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해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지구력 종목의 근섬유 형태로 적합하다. 실제로, 단거리 선수와 장거리 선수의 종아리 근육을 조사해 보면 단거리 선수에게서는 속근섬유의 비율이 지근섬유보다 높으며(약 75%와 25%) 그와는 반대로 장거리 선수의 경우 지근섬유의 비율이 높다(지근섬유가 80%). 일반인의 경우 지근과 속근섬유 비율은 각각 50% 정도이다. 근육을 굵게 만들기 위해서는(근비대) 강도 높은 저항 트레이닝(웨이트 트레이닝)이 요구되는데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운동 형태는 비교적 낮은 강도의 근육 운동이므로 근육 크기를 증가시키는데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자신의 하체 근육이 아주 빈약하던 사람의 경우 약간의 크기 증가는 가져올 수 있겠지만 자랑스러울 정도는 되지 않을 것이다! 100m 달리기와 같은 단거리 종목의 경우 근육은 전력을 다해 힘을 발휘하므로 근육의 발달을 가져오며 또한 단거리 선수들은 높은 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자신의 운동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실시한다. 저항트레이닝에 대한 근섬유의 반응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속근섬유는 지근섬유보다 저항트레이닝에 훨씬 잘 반응한다. 따라서 자신의 근육에 지근섬유가 많이 포함된 사람은 같은 저항운동을 하더라도 속근섬유가 많은 사람보다는 근육 발달의 정도가 적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이 장ㆍ단거리 선수들의 다리 근육 굵기에 차이를 만든다. 그렇다면 운동을 통해 자신의 근섬유를 다른 형태로 바꿀 수 있을까(지근섬유를 속근섬유로 또는 반대로)? 근섬유 형태는 출생 후 몇 년 이내에 결정되며 트레이닝으로는 변경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수한 보디빌더가 되기 위해서는 적합한 유전적 특질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